청주공예 비엔날레 특별전 ‘한지+화지 한일현대 미술전’
한국작가 : 구정민, 김정식, 남영희, 박철, 송번수, 신문식, 안현주, 이고운, 이선원, 이창수, 차동하, 한기주, 한영섭
일본작가 : 시즈코 카토(Shizuko kato), 요시나가 유타카(Yoshinaga Yutaka), 마나부 한가이(Manabu Hangai), 미치요 야마모토(Michiyo Yamamoto), 오다 히로코(Hiroko Oda), 코스케 이와타(Kohsuke Iwata), 타에코 토모다(Taeko Tomoda), 하야시 마사미(Hayashi Masami), 세츠코 하세가와(Setsuko Hasegawa), 신스케 아사쿠라(Shyunnsuke Asakura), 사사키 마사오(Sasaki Masao), 아사노 코이치 (Asano Koichi)
전시 기간 : 2011년 9월 20일 ~ 2011년 10월 30일 (월·화요일 휴관)
전시장소 : 쉐마미술관
전시 내용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청주·청원 네트워크전
『한지 + 화지 한·일 현대미술전』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청주·청원 네트워크전의 일환으로 열리는 『한지 + 화지 한·일 현대미술전』을 쉐마미술관에서 갖게 된 것은 우리 지역의 경사요, 쉐마미술관으로서도 매우 큰 영광이라 하겠습니다. 한일 양국의 전통 종이에 의한 조형예술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새삼 “종이 1,000년, 비단 500년”이라는 동양의 격언을 떠올리게 됩니다. 종이의 수명은 천년이 넘으니 종이 그 자체가 동양의 역사, 문화, 예술을 동시에 담고 있는 실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종이가 기원 2세기경 중국 후한시대 채륜(蔡倫)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고구려 영양왕 21년(기원 610년)에 이미 종이를 사용하였고, 또한 고구려 승려 담징에 의해 일본에 전파되었다는 일본사기의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그 당시 종이는 동양 삼국의 지식 산업과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종이의 발달은 고려시대 불교 경전의 다량생산을 위해 닥나무로 만든 종이의 생산을 전국적으로 장려하면서 한지의 발달을 가져오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高麗紙’입니다. 송나라 목인은 이 고려지를 품질과 색상이 뛰어난 최고의 종이라고 칭송한 기록이 있습니다.
특히, 청주는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直指心體要節」이 ‘고려지에 인쇄된 곳이기 때문에 한지의 가치에 대한 소중함을 더욱 중시여기는 고장이기도 합니다.
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마지하며 『한지 + 화지 한·일 현대미술전』을 쉐마미술관에서 갖게 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서양에서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생각하는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 (1460년 인쇄)이 종이 상태가 불량하여 공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해, 그 보다 83년 이전에 발간된 「직지심체요절」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일반 공개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고려지가 얼마나 우수한 종이인가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지는 지식 문화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생활공예 전반에 활용되면서 우수한 조선 공예를 탄생시키는 소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근대 이후, 대량생산의 어려움과 효율성 때문에 양지(洋紙)에 밀리게 되면서 최근에는 더욱 더 사양화(斜陽化) 되어 가는 마당에 한지를 현대미술의 조형매체로 활용하는 예술가들에 의해 다시 한 번 ‘한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한지를 사랑하는 마음 이것이야말로 溫故而知新의 정신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동안 종이를 이용하는 조형예술은 동양화, 수채화, 판화 등에서 이용되어 왔지만, 종이 자체가 조형예술의 실체로 등장한 것은 한일 양국의 韓紙 · 和紙 작가들에 의해서 종이를 조형의 소재로 활용하면서부터입니다. 특히 한지는 가변성이 용이하고, 자연색상이 품격이 있고, 염색이 편리하기 때문에 현대미술의 조형매체로 제격입니다. 한일 양국의 韓紙 · 和紙 작가들에 의해서 표현되고 있는 탁본기법에 의한 회화적 기법, 꼴라쥬 기법에 의한 입체화(化), 기하학적 입체와 유기적 형상의 조형, 한지의 가벼운 성질을 이용한 설치 작업, 심지어 사진, 영상 기법을 이용한 다양한 표현방법과 형태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한지와 화지는 과거의 종이의 기능을 뛰어 넘어 현대미술가들에 의해 소재에 대한 재발견과 재인식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에 초대되어 작품을 출품하고 한국 청주를 방문하신 한국과 일본의 한지 · 화지 작가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글 김재관(쉐마미술관장, 미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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