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digm of New Art

이번 쉐마미술관의 소장작품기획전 ‘Paradigm of New Art’展은 다양한 생각과 표현이 혼재되고 있으며, 또한 그것이 실현되고 있는 청주 현대미술의 다양성 및 현재를 감상해 볼 수 있는 전시이다. 회화는 다양한 오브제와 매체를 작품에 끌어들이고 재료들의 경계가 사라지고 해체되며 새로운 방법들과 시도들로 변형되어 왔다. 이런 시도와 변형은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성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이다.

김 가 을 KIM GA EUL


그리스 로마의 신화이야기를 소재로 자신의 뛰어난 표현력과 상상력을 더하여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이야기를 확장시키고 있다. 동양화의 전통 채색화 기법으로 생동감 있는 묘사를 구사하여 보는이를 이미지 속에 빠져들게 한다.

특히 작가는 신화 속 인물 중 ‘바다마녀 키르케’의 신이기 전에 냉혹하고 잔인성과, 원초적인 인간의 사랑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화면에서 내뿜는 이미지의 힘은 작가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김 경 섭 KIM KYOUNG SUB

김경섭 작가는 기억을 사용한다. 작가에게 기억이란 오랫동안 알고 있던(믿고 있던) 사실이 거짓이 될 수도 있고 거짓은 진실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에서 작품의 모티브의 시작이 된다.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사건 그리고 허구적인 장면들이 주로 공존한다. 등장인물들의 표정은 지워져 있어 그들의 감정이나 상황들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흐려진 초점의 상들, 복잡하게 얽혀있는 시공간과 표정을 알 수 없는 모호한 인물들을 통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허구의 불확실성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노 경 민 ROH GYEONG MIN


여성의 성에 대한 관습적 금기와 사회적 통념에 대한 불편함에서 작업이 시작된다. ‘혼자만의 방’ 연작은 불특정 남성을 모델로 상정하여 여관을 다니면서 사진으로 기록하고 채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회화로 옮긴 작업들이다. 이러한 작업과정은 여성의 시점으로 연애와 성(性)과 관련된 개인의 불안정한 감정들을 이야기하며 폐쇄된 공간의 단편들을 1인칭 시점에서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타인의 흔적으로 가득한 여관방이라는 공간을 부유하며 남성을 관찰하며 이러한 관찰은 강렬한 붉은 색으로 표현된다. 붉은 색의 겹겹이 겹치고 밀어서 긁고 으깬 장지의 독특한 표면의 물성은 욕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경 화 LEE KYOUNG HWA


이경화 작가는 동양사고의 정신적인 면을 집중함으로써 절제된 미학을 표현하고자 한다. 동양화에서 그려지지 않은 여백의 공간은 작품의 미완성 부분이 아니라 완전한 작품의 한 부분으로 존재한다. 이것은 물체와 공간이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동시에 존재함을 말하는 것이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하여 형상화시키는 것이 아니며, 모든 사물의 자연스런 관계의 형성을 지속적으로 교감하게 만들어 주는데 그 의미를 둔다. 이러한 작가의 의미는 색과 형을 중시하며 서양회화에서의 전통적인 방법들이 배제되고 작가만의 표현매체들로 적용되어 표현된다.

이 은 정 LEE EUN JUNG

고유하게 설정한 ‘흐릿한 초상’의 일환으로 진행된 일련의 작업들에서 여성은 사회 안에서 어떻게 사회를 바라보느냐와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여성의 존재에 대한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다. 사회 안에서의 다양한 여성상 중 어느 종갓집의 어머니로써의 삶을 살았던 종부와 자신이 살던 시대에서 당당한 활동가로 살았던 나혜석을 그렸다. 두
가지 삶은 다르게 보이지만 같이 전시함으로써 관람자에게 사회에서 드러나는 여성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다산을 상징하는 포도나, 만드는 대로 자라나는 분재와 같이 여성의 이미지를 담아내기도 한다. 존재에 대한 부분이 확연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회에서 보여지는 여성의 모습은 사회 관념에 의해 만들어진 분재나 당연시 받아들이고 안고 가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이러한 화면 속 이미지들은 연한 펄 사용으로 묘한 환영을 만들며 시각을 자극한다.

박 영 학 PARK YOUNG HAK


선과 여백의 운용을 통한 대비적인 효과를 가지고, 자연에서 찾은 풍경들의 내면에 감춰져 있는 추상적 의미와 가치를 담아내며 흑과 백의 농담을 통해 여백에 대한 접근과 표현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작가는 숯과 필묵의 조화로운 사용과 화려한 색채보다는 흑과 백의 응축된 색채언어로 표현한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목탄과 숯은 일체의 외적인 물질과의 혼합이 없는 온전한 검은 빛에 대응하는 흑과 백의 관계를 말하며 정신성을 강조함에 있어 수묵화의 여백과 같은 정서를 보인다. 작가는 독자적인 조형 언어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거듭해 나가고 있으며 이러한 시험과 시도는 ‘정원’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