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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순 Kim Man-soon


[작가노트]

나는 주로 반복적인 스트로크로 화면을 채우거나 유화 물감의 물성을 사용해 화면 전체를 다른 레이어로 덮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러한 작업방식은 완성이 아닌 그리는 과정을 기념하고 그 속에 최대한 머무르려는 시도로서 수행된다.

테드 창의 단편소설 <지옥은 신의 부재> 에는 ‘라이트 시커’ 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천상의 빛이 강림하는 소설 속 세계관에서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그 빛을 쫓는 순례자들이다. 그들은 순례 과정에서 다치거나 죽기도 하고, 구원이라 믿는 천상의 빛으로 인해 눈이 멀거나 지옥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믿음은 무엇일까? 이성의 눈으로 볼 때 라이트 시커들은 미련한 도박꾼들이지만, 자신들의 죽음을 각오하면서 까지 행동한다는 점에선 실존적이다.

실패를 예견하며 계속 그림을 그리는 나와 천상의 빛을 쫓는 라이트 시커들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하지만 라이트 시커들은 나와 달리 구원을 의심하지 않는다. 빛에 닿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과 그에 따른 실존적인 실천을 통해 그들은 신을 느끼며 희망 속에서 현세를 사는 이미 구원받은 자들 일지 모른다. 나는 나의 완성된 그림의 형태를 아직 알지 못하지만 항상 그것에 닿는 것을 목표로, 기도하듯 작업한다. 염세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그리는 과정 속에 가능한 한 길게 머물며 단 한번뿐일지 모를 그 구원의 황홀한 순간을 최대한 늦춰보려 한다.


[개인전]
2021, Portal, 아트 스페이스영, Seoul, Korea

[단체전]
2022, Evidence Portal, 미러드스피어 갤러리, Seoul, Korea
2021, Fear And Love, 아트 스페이스영, Seoul, Korea
2020, Hyper Salon vol.2, 유아트스페이스, Seoul, Korea
2018, 젊은 작가 5인전, 금산갤러리, Seoul, Korea
2016, Abstract Mind, 시카미술관, Gimpo, Korea
2016, A Whole New World, 세움아트스페이스, Seoul, Korea

그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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