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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쉐마미술관 ‘국제미술의 경계와 혼돈’

  • 신홍균 기자 
  • 입력 2021.02.04 15:48

청주 연고 국내 작가 10명과 해외 작가 7명 참여
한국미술 고유성·현대미술 다양성을 한곳서 관람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충북 청주 쉐마미술관이 기획전 ‘국제미술의 경계와 혼돈'(Boundary & Dislocation of International Art)을 열고 있다.

국제미술의 활발한 교류에 의해 세계미술은 경계의 해체와 혼돈을 겪고 있지만 이런 혼돈은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키는 원천 또한 될 수 있다.

청주지역을 연고로 활동하는 작가들과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의 고유성과 변화하는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관람할 수 있는 자리다.

김윤섭·김재남·박영학·박진명·백승호·이경화·이명환·최민건·최재영·풍금 등 국내 작가 10명, 가오 얀송·고다나 안젤리치-갈리치·요시오카 마사미·위테케 헬덴스·사타드루 소반 반두리·이가와 세이료·유숩 하지페이조이비치숩 등 외국 작가 7명이 전혀 다른 형식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중이다.

김윤섭은 미술사에 있어 회화를 현대 작가들이 어떻게 해석하는지 중요하게 생각하며 작업에 접근한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매체로 영역을 확장해 가는 현대미술의 반대 지점이 ‘회화’이고 화가들이 마술사나 환영술사이며 회화의 가장 원초적인 힘은 ‘환영성’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기반 아래 선과 면의 차이, 드로잉과 회화의 권위 차이를 연구하고 이 실험들은 이 차이들을 충돌시키면서 받아들여 새로운 세계관을 전개한다.

김재남의 ‘사라진 풍경'(lost Landscape) 시리즈는 문화적·사회적 기억들을 내포하고 있는 특정 장소의 바다 이미지들을 채집하고 ‘낯설게 하기’를 통해 불완전한 상태로 보여준다.

해석체(interpretant)로서의 기억들을 환기시키기 위해 검은 목탄을 캔버스에 수없이 칠하고 문지르기를 반복해 신체가 개입된 흑과 백의 단순한 색 면으로 치환시킨다.

박영학은 목탄을 주 재료로 써서 동양적 흑과 백의 풍경을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불필요한 욕망과 억제 사이의 균형과 긴장감을 갖고 그 경계의 풍경을 단아하게 표현하다.

박진명은 스치듯 지나간 그 날의 기억과 이미지의 잔재가 무언가를 떠올리게 되고 나름의 새로운 기억으로 각인되는 점에 주목한다.

달이 떠 있는 어둠의 기억과 그 아래에서의 순간이 겹쳐지길 반복하며 재생되는 이미지는 고스란히 하나의 장면으로 화면에 스며든다.

백승호의 용접드로잉 연작은 지난 드로잉북에서 발췌한 드로잉들을 철선으로 용접해 재현하는 방식의 작업이다.

2019년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어느 평범한 주택 마당에 흔하게 보이는 화분 디스플레이를 그렸다.

아무렇게나 놓은 듯한 화분들은 우연인지, 의도대로인지, 거의 완벽한 정물화 구도를 이루고 있다.

이경화의 작품에서는 마치 화면 전체를 채우지 않는 듯이 빈 공간으로 보이는 여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형태와 색은 절제돼 무채색에 가까운 색채로 표현되는 작가의 풍경은 동양의 무의식적·무위자연적인 공간을 유지하려 하면서도 실경이 아닌 관념적 세계를 담아낸다.

이명환의 작업은 에너지를 가하면 끝없이 움직이는 모빌기계 같은, Odyssey(방랑모험)를 즐길 수 있는 인터렉티브 작품이다.

최민건은 경계의 모호함으로 인해 가상과 실제, 주체와 객체 사이에서 방황하면서 즐기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착시 효과를 주는 ‘개’ 그림과 거울을 활용, 가상과 실제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인간과 다른 동물 중 가장 친숙한 개의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우리와 다름을 인지함과 동시에 동질성도 느끼도록 한다.

중국 작가 가오 얀송의 작품은 대부분 사원(寺院) 형태로 표현된다. 중국인으로서 현대 중국문화를 물질적 부, 반 전통, 반 영적 추구에 기초해 보여준다.

보스니아 사라예보의 고다나 안젤리치-갈리치의 ‘Fata morgana'(신기루)는 작가가 2010년 한국의 나인 드래곤 헤즈 예술가협회가 주최한 실크로드 투어를 해외 아티스트 그룹과 함께 진행했을 때 중국에서 상연한 10분 짜리 공연이다.

공연은 고비 사막 경사면에 있는 위구르족 유목민의 텐트 유르트에서 선을 보였다.

세계화가 세계의 가장 멀고 고립된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키치에 의해 토착문화가 파괴되고 말살됨을 지적한다.

일본의 요시오카 마사미는 종이에 그림을 그릴 때 마음을 쓰거나 머리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저 손만 사용한다.

손이 머리 대신 움직이고 느끼며 그림의 선들은 작가의 고통, 슬픔, 후회, 기쁨을 표현한다.

네델란드의 위테케 헬덴스는 작품 ‘레전드’에 작업실에 있는 색을 모두 사용하며 범례처럼 그 색들에 캡션을 부여했고 동시에 이 작품은 모든 색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작가는 자신이 가진 모든 색을 최대한 순수하고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 색들을 혼합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인도 작가 사타드루 소반 반두리의 작업 주제는 인도사회의 문화적 위기와 남아시아의 삶 이야기다.

특히 문화적 혼란 문제, 전문용어 문제, 시공간의 구현·변형·변환 중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변화 문제를 다룬다.

일본의 이가와 세이료는 우연히 작품의 포장 재료인 얇은 종이 ‘시코쿠 카피지’에 채색을 시도했다.

작가는 작품 제작의 과제로 삼고 있는 회화의 문제로서 지지체의 양면에 주목하며 뒷면에도 채색을 했다.

결과적으로 허술한 재료이지만 거대한 ‘소용돌이’ 형상의 작품으로 전개된다.

보스니아 사라예보 작가 유숩 하지페조비치의 예술세계는 ‘무위의 무늬’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가치 없고 불용인 것들에서 감춰진 조형적 동일성들을 찾아내고 작가가 예술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예술작품이라 명명된 사물로 전환된다.

전시는 오는 3월 14일까지 계속된다.

신홍균 기자 topgun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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