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마미술관X동래문화회관 ‘토끼추격자’

참여작가 : 김윤섭 김윤호 신용재 임승균 황민규
전시기간 : 2020년 10월 13일 ~ 2020년 11월 1일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부산 동래문화회관
주최 :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관 : 쉐마미술관 동래문화회관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모바일리플렛
온라인 전시
작가 인터뷰











전시내용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흰토끼는 시계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며 어디론가 달려간다. 시간의 일방적 방향성과 서사를 상징하는 것일까? 시간과 공간에 대한 여러 시각과 견해들은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거치며 예술에 많은 영감을 부여해 왔다. 어쩌면 포스트모더니즘 최후의 재료가 되어버린 ‘시간’이란 재료는 그렇기에 탐구되어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은 것이다. 이번 기획전 ‘토끼 추격자’는 그러한 맥락에서 현대의 작가들이 어떻게 시간을 추격하며 그에 파생되는 시공간과 의미를 어떤 방식으로 조합하고 새로운 방법론으로 이끌어내는 것인가 주목해 본 전시이다.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사건과 광경들처럼 이상하거나 혹은 수수께끼 같은 새로운 의미화의 방법은 작가들 모두에게 새로운 창작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획전에 출품되는 작품과 제작되는 신작들이 참여 작가와 동시에 관객들에게 엘리스의 모험 같은 생경하고 창의적인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
초대된 작가들은 시간성의 규정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앞에 두고 새로운 작업을 실현하여 공개한다. 관객은 현대미술의 전위성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그것조차 이미 지나간 과거의 것이라는 현대적 특성에 대해 생각해보며 현대성의 새로운 자기규정을 할 수 있게 된다.
‘토끼 추격자’의 참여 작가는 김윤섭, 김윤호, 임승균, 신용재, 황민규 다섯 명의 작가로 이루어져 있다. 이 다섯 명의 작가가 어떤 방식으로 시간을 사용하는지에 따른 방법론을 보여주는 것이 전시의 주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비미술적 재료와 사건을 소재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이 변형되고 기획, 표현되는가의 문제도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관점이다. 이러한 독특한 관점과 방법론을 가진 작가들이 ‘시간성’ 이란 주제에서 어떠한 신작을 만들어 내어 기존의 방법에서 탈피하고 발전하는가 역시 전시의 주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진지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하는 지역의 젊은 작가들과 동시대의 작가들을 통해서 새로운 시각을 견지하고 공유 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하려 한다.
글, 한영애 / 쉐마미술관 큐레이터
작가노트
나의 애니메이션은 2009년 ‘움직이지 않으려는 애니메이션’ 부터 감화이미지를 추종하며 진행되어 왔다. 회화의 문제로서 운동이미지에 관련해 작업을 해왔고 최근의 물성을 추구하는 회화도 그것에 대한 반발로 이루어지고 있다. 평평하고 미끄러우며 이미지의 위상이나 계급이 초평면화 된 모니터와 디지털의 세계와 거칠고 물질적인 표면을 가지며 작품의 형이상학적 지점을 추구하는 얼굴성을 대표로 하는 회화의 간극은 나를 추동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윤섭
만남과 시작에 있어서, 목적 없는 의지로써 나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나의 작업에 있어서, 배드민턴과 만화의 영향은 자연스러운 진행이자 만남이다.
우연찮게 만나 지금까지 꾸준히 치고 있는 배드민턴.
오로지 심심함을 달래기 위한 놀이의 즐거움으로 시작하였다.
그리고 인간적 유대와 시스템의 건조함을 동시에 경험하였다.
하얀 선에 의해 명확히 구획되어 있는 코트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넘나들고자 하는 마음은,
만화적 상상력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왔다.
사회적 요구에 의해 급조된 형식적 정제보다는 무한히 뻗어나가는 생각의 나열을 멈추고 싶진 않다.
지금으로선.
-2020년 4월의 어느 날 –
김윤호
살아있는 것을 마주한다면 다시 열정을 느낄 수 있을까? 작업실안의 공기는 항상 무겁다. 무엇인가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이 없어졌다. 노래를 듣는 것도 라디오가 아니면 안됐다. 라이브의 상황이 항상 이어져야 자신이 살아있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매일 찍던 하늘은 사진 속에 죽어 있었고 더 이상 사진을 보며 그리는 일은 의미가 없었다. 무엇이 나를 다시 그림 그리는 나로 돌아오게 만들 수 있을까?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찬 자신이 또 다시 불평하고 있었다. 옥상에 올라갔다. 바람이 불고 온도가 느껴지고 냄새가 났다. 계속 구름은 움직이고 한시도 같은 장면은 없었다. 물감과 붓을 가지고 올라가 캔버스에 그리기 시작했다.
신용재
LED와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시간이라는 상태와 시공간에 관해 실험한다.
벽에 세워진 2개의 작업들은 들에 난 풀들로 드로잉을 한 작품으로 일시적으로 드리워진 빛을 이용하여 선이 선명해지거나, 위태롭게 풀들에 올려진 선들을 포착하여 일시적인 현상을 담아낸다. 이것들은 하나의 작은 사건들을 포착하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때(侍)라는 상태에 집중해 선형적인 역사적 시간보다는 약동하는 시간을 담는다.
임승균
90년대 말, 20세기의 마지막은 세기말적 분위로 휩싸여 있었다. 이시기는 일본문화가 국내로 정식으로 들어오던 시절이다. 폭풍과 같이 쏟아지던 일본의 만화, 영화는 그 어떤 것보다 자극적이고 중독성이 강력했다. 사춘기의 예민한 소년, 소녀들은 그렇게 점점 오타쿠가 되어갔다. 그들에게 세계는 당장이라도 사라질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으며 이 위기를 지켜줄 영웅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것은 소수의 서브컬처로 전락하고 현실 세계 속에서 영웅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어른이 되었고 현실과 마주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전 세계는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불황, 각종 재난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난민 문제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생존의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세계는 점점 극단적 보수주의에 손을 들어주고 있고 이웃 나라 일본의 우경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 모든 결론은 불안한 사회를 통합시키기 위한 과정으로 국가 간의 긴장감은 최고조로 흘러가고 있다.
이 상황 속에서 대중문화는 강력한 히어로가 세상을 구해주는 메시아적 콘텐츠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영웅이 나오는 영화에 사람들이 열광하며 각종 상품을 구매한다. 이렇게 가상의 콘텐츠는 현실 세계로 침투해 들어와 세계를 만족하게 한다. 그런데 여전히 가상의 영웅은 세계를 지켜주지 않는다. 오히려 환상 속으로 끌고 와서는 그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가상과 현실의 관계는 서로의 구분이 없이 융합되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이 경계 없는 극단의 세계와 거리를 두어 지금의 현실을 담아보고자 한다. 가벼운 정보와 시각적 만족감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둔감한 감각을 포착하는 데 있으며 이를 통해 신세계란 무엇인지를 고찰 해보고자 한다.
황민규
Categories
댓글을 달려면 로그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