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 일상의 경계, 풍경

‘Drawing 일상의 경계, 풍경’은 미술에서도 특히 기초가 되는 드로잉 Drawing 기본 요소들과 일상이라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장르 간 협업으로 작가의 개성과 상상력 그리고 드로잉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과 실험정신까지 느껴지길 바란다. 모든 시각예술과 창작활동의 가장 기본인 드로잉은 생각을 신속하게 표현할 수 있고, 다듬어지지 않은, 사람의 성장과 배경에 따라 그 특색이 있고, 날 것의 거칠고 생생한 느낌이 살아있다. 그래서 더욱 섬세하고 내밀한 생각의 흐름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의 예술은 이전의 예술과는 매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기존의 장르의 구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매체의 예술이 등장했고, 기존의 다양한 장르의 매체가 결합하여 지금까지와는 다른 효과를 창출하는 예술이 등장했다. 드로잉의 영역 또한 재료나 기법을 기준으로 정의 내리는 것도 그 경계가 모호하고, 단지 접근 방법과 자세에 따라 구분 지을 수 있으며, 결과로서가 아닌 과정의 단편을 표현하는 행위로서 드로잉을 바라볼 수도 있다. 다원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미술관에서 시도되는 이번 드로잉 퍼포먼스 프로젝트는 미술관으로 들어온 음악과 무용, 무용을 녹여낸 드로잉 Drawing이 장르와 형식의 경계를 넘어 우연과 필연 사이의 예기치 못한 전시의 형태로 진행된다.이번 전시를 통해 드로잉으로 풀어내는 작가들의 개성과 상상력 그리고 드로잉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과 실험정신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지역민들에게 현대미술의 확장과 이해, 그리고 감상을 도와줄 새로운 문화예술의 경험이 될 것이다. – 글 / 큐레이터 한영애 –

김 기 성 . 김 승 현

김승현은 값싸고 구하기 쉬운 일상적 소재에 예술 가치를 부여하려는 실험을 한다. 그럼으로써 삶과 예술의 틈에서 무기력하게 피어오르는 존재의 가치에 대해 사색하고자 하며, 여러 오브제들의 관심은 입체와 평면, 영상, 음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난다. 첼리스트 고영철, 현대무용가 한송이는 이번 ‘드로잉 일상의 경계 . 풍경’전에서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무용의 결합으로 일상이라는 소소한 주제를 몸으로 창조하여 표현하게 되며, 특히 김기성. 김승현 작가가 함께 참여하여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선보인다.

고 영 철 . 한 송 이

바하의 첼로 무반주 조곡 1번 Prelude
세계적인 첼로의 거장 야노스 슈타커가 낡은 서점에서 이 곡을 발견하기까지 이 세상의 누구도 이 아름다운 음악을 만날 수 없었다. 세상의 빛을 본 뒤로 첼리스트들은 앞다퉈 이 명곡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첼리스트의 일상속으로 들어왔다. 음악가들은 매일 아침 기도처럼 이 곡을 연주하며 하루를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 경건한 곡을 들으며 하루를 마감한다. 조용한 아침처럼 g현의 울림이 공기 가득 채워주며 하루를 준비하고 복잡한 텍스처 숲을 지나 G Major의 다섯 번째 음 D로 긴장이 풀린다. 느린 고뇌와 명상의 시간이 지나 이윽고 이 곡은 삶의 기쁨으로 환하게 마무리된다. 일상은 때로는 기도처럼 때로는 명상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살아 움직인다.

순간의 하루가 모여 만들어지는 나의 삶, 생활, 그 속에서의 행복 매일 반복되지만 매일 똑같지 않은 삶변주곡처럼 다른 얼굴로 마주하는 내생활 때론 강하게, 때론 아주 여리게 일상의 단편을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어 감정의 변화를 시도하여 동작의 악센트를 다르게 표현해 보았다.
누구나 비슷하지만 들여다보면 각기 다른 삶의 역동성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 구성을 극적으로 사선 움직임을 주었고 상하 움직임을 통해 극박함을 연출하였다. 그림자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이 여리지만 확대되고, 아주 강하지만 축소되어 보일 수 있도록 효과를 주었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자극적이게 표현 하였다. 손등에 잠시 머물렀다가 사람 마을을 살짝 간질이고 가는 깊지도 얕지도 않은..소소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담백한 움직임으로 스케치해 보았다.

김 민 정

날파리의 하루와 나의 하루는 다를 바가 없었다. 나도 날파리도 저마다 불안하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일상 속 사소한 존재들에서 느낀 동질감과,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안과 공허의 감정에서 이번 작업이 시작되었다. 작업은 존재와 살아감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며 내재된 불안과 공허의 표현이기도 하다. 김세욱은 죽은 벌레들과 일상에서 포착한 사소한 순간들을 담담한 시각으로 작품화하여 존재의 민낯을 보여주고자 한다.

김 해 진

사회 변화와 주거양식의 개편으로 오늘도 건물들은 부서지고 다시 그 자리에 ‘새’ 건물이, ‘높은’ 건물이 세워진다. 더 나은 환경을 지향하는 인간의 본능에 힘입어 도시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오래된 것이 사라지고 새 것이 들어서는 것은 당연한 이치임에도 현재 눈앞에서 붕괴, 소멸, 사라짐을 목격하는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니다. 언젠가는 과거의 현장이 없어지고 현재만 남는 것은 아닐까. 김해진은 짓다가 만 건물, 사람의 흔적이 사라진 건물이나 옥상 등 특정적 장소를 소재로 설치, 드로잉, 회화로 담아낸다.

모또지마 마유미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감정, 공포, 정처 없는 불안, 그리고 나약한 심리상태를 ‘소녀’라는 존재에 투영하여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소녀적 감성의 표현에서 나오는 ‘소녀’의 감성이 아닌 좀 더 일반화되고 보편화 된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데 이러한 감정들을 표현해 보고자 한다. 또한 관객들이 ‘소녀’라는 조형적 언어 안네 숨겨져 있는 감정들을 함깨 공감하길 바란다.

이 다 현

낡은 인공물에서 사람들의 온기와 냄새가 묻어나고 손때가 느껴지는 것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 북적대고 웅장한 장소가 아니다. 소외된 사람들, 화려하지 않은 사람들, 또한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바라보고 간직하고자 했다. 어두운 종이에서 흑연의 빛 반사가 오묘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드로잉을 여러 각도로 보면서 다채로운 시각이 열린다고 느꼈고, 사람들의 손과 발에 닿으며 세월을 보낸 인공물에서의 가치를 담으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