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우 개인전’소박한 원형미와의 조우’
참여작가 : 신철우
전시기간 : 2014년 10월 28일 ~ 11월 10일
전시장소 : 쉐마미술관
관람시간 : 9:30 ~ 18:00 (30분 전 마감)
주최·주관 : 쉐마미술관













전시 내용
“잘 쓰는 글씨와 감동을 주는 글씨”
우촌(雨邨) 신철우(辛哲宇)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예과 1기 출신으로 촉망 받는 젊은 서예가이다. 학창시절부터 그는 긍정적인 인생관과 낙천적인 감성으로 여러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해맑은 심성의 소유자였다. 서예 학습을 할 때에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도리어 즐기면서 임하는 스타일이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해석을 분명하게 실어 재미있게 운필하던 그 때 우촌의 모습이 선연하게 떠오른다.
우촌은 졸업 후 고향 청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대학원에 진학하여 문자학에 대한 논문으로 석사를 마쳤고 짧은 중국 유학을 통해 안목과 시야를 넓히고 돌아왔다. 그렇게 꾸준히 공부하고 쉼 없이 작업에 몰두해온 우촌이 이제 개성미 넘치는 득의의 작품 수십 점을 가지고 개인전에 응하고 있다. 서문을 청하러 온 그로부터 어렴풋하게 알았던 성장기를 들었다. 왜냐하면 인간의 성장기는 작가의 정서적 사유와 예술적 감성과 미의식 형성의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제 고향은 산과 하늘, 밤엔 달만 보이는 첩첩산골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대청댐에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가 지어지면서 도로가 포장되고 버스가 들어왔을 정도로, 그전의 풍광은 달구지가 교통수단의 전부이고 무속신앙이 의료시설을 대신할 정도였으니까요. 시인 고은 선생이 고향 어른 신동문 시인의 모친상에 다녀간 후 쓴 ‘문의마을에 가서’란 시의 배경이 문의면 산덕리 제 고향이며, 신동문 시인은 신씨 집성촌인 고향 산골마을의 제 아저씨입니다.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는 지금도 가슴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촌스럽지만 자연스러운 삶의 정겨움이 남아있기에 이런 작품을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도식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되거나 조작된 이미지보다는 고약하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한 산골마을의 순박한 표정들, 여러 사물들이 자연에 어우러져 제각기 자리하여 툭툭 놓아진 상태와 같은 편안함, 그리고 아름다움 이런 것들을 작품 속에서 추구하려고 했습니다.”
작품에 보이는 전체적인 느낌이 그의 말 그대로다. 박물관 문화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유물의 인상이 깔려 있고 인간의 원초적인 삶과 본질의 순수함이 묻어 있다. 분청사기의 투박함과 거기에 새겨진 물고기들을 작품 속에 불러내어 새로운 생명으로 패러디해 내는 미감은 매력 있는 작품의 포인트다. 무엇을 담는 그릇은 신석기시대부터 존재해온 문명의 시원이다. 그런 시원적 이미지를 지닌 그릇의 원시성과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문자예술인 서예를 절묘하게 교합시킨 우촌의 예술적 잠재력은 기성세대의 미의식에 충격과 변화를 줄 수 있는 새로운 작업 방식일 것이다.
작업의 방법적 문제를 깊이 고민한 이번 전시는 충북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기금을 받을만한 충분한 품격과 수준을 보였다는 점에서 작가의 역량이 인정된다. 촘촘한 생각의 그물로써 구상하되 그것을 저장하여 의도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자연스러운 미감으로 재현해 낸 것이 이 작업에서 거둔 최대의 수확이다. 쓰고 새기며 그리기도하고 칠하기도 하는 복합적 중층작업을 통하여 작가의 예술적 노동은 깊이와 양감을 배가시켰다. 더욱이 전서나 예서의 전통적 문자이미지를 부드럽고 고유한 조형으로 재구성 하여 서예이면서 회화적인 이미지로 치환한 작가적 외형이 맛있다. 글씨에는 잘 쓴 글씨와 감동을 주는 글씨가 있다. 우촌의 글씨는 동치(童痴)의 미감이 담긴 감동을 주는 글씨로서 앞으로 그의 작업을 더욱 주목하게 하는 요소이다
김양동(계명대 석좌교수, 미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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