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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개인전

참여작가 : 김만수
전시 기간 : 2013년 10월 24일 ~ 2013년 11월 15일(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쉐마미술관
관람시간 : 오전 9시 30분 ~ 오후 5시 30분 (30분전 입장 마감)
주최주관 : 쉐마미술관
후원 : 충북문화재단



전시내용

던지듯 저녁 실루엣에 말하다.

30여 년간 김만수의 공방을 드나들면서 때론 낮부터 저녁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도 나누었다. 해가 소나무 숲을 헤집고 고구마 밭을 넘어갈 즈음이면 우리가 알고 있는 3차원의 공간은 사라지고 2차원의 실루엣이 시선에 온다. 이미 노을까지 사라져 그 잃어버린 공간의 공허함을 마음으로 채울 때면 그는 이렇게 이야기 하곤 했다. ‘숙제처럼 저 태양은 우리에게 할 일을 남가고 사라져버리네’ 난 이 말을 흥얼거림으로 들었으나 그는 늘 숙제로 마음속에 두고 또 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려 애썼다. 자연이 준 숙제이니 이는 자신인 자아가 자신인 타아에게 주는 과제인 것이다.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이 평면에서 공간을 찾으려니 오죽 힘들었을까? 그릇의 본래 의미인 담는 공간을 최소화 하고 수직과 수평의 접점을 공간화하려는 의도는 오히려 억지스럽기 까지 했다. 커다란 접시에 평면 소나무를 그려 넣고 혹은 흔하지 않은 물감을 뿌리기도 하면서 단순한 먹 선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가를 스스로 경험하기도 하였다.

이 작업이 이렇게 시작되었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흔히 드리핑으로 제작되는 작업에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 자아가 우연이라는 효과를 기다리는 요행의 작업이기도 하고 화면의 자율성을 강조한 작업이기도하다. 그 효과는 상황에 따라 많은 변수가 따르기에 쉽게 원하는 이미지에 도달하기 힘든 작업이다. 일종의 이타적 배려로 물(物)을 타자로 인정하는 의인화가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자아는 화가로서의 행위일 뿐 작업내의 이미지나 철학적 배경에서는 일부 비켜가기 혹은 어보이드 한 행동으로 또 다른 나의 모습(타아)에서 작업을 보게 된다. 자칫 강제성이 보이는 작업의 내용을 볼 수도 있는 이 작업의 마무리는 틈새를 만들어 표현하지 않은 공간을 강요하고 그 틈을 타아의 시각으로 연결하도록 하는 한국적 이미지표현인 여백에서 차용을 해왔다.

결론적으로 그의 이번 작업은 공간을 배제하고 평면 안에서 자아와 타아를 일치시키려는 작업행동으로 물아(物我)의 일체화를 꿈꾸고 있다. 실천을 이타화 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배제하고 공간과 평면을 배반하는 비현실적 이미지 내부에 시비(是非)를 구분하려는 어리석음을 버리려는 의지가 깊이 담겨있다. 쉽게 보아 재료의 본질이 가지는 이지적으로 보아 이질적인 면이 크지만 도자기를 수십 년 빗어온 도공의 의식 속에는 흙과 불이 다르지 많으며 불과 물이 다르지 않음을 1000도가 넘는 가마 속에서 보아왔으니 가능한 일이다. 낭만적 감성의 작가가 논리와 윤리가 부재하거나 약화되어 이성과 가치가 초월되었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은 지각이 가능하며 무질서와 부조화를 이해하는 능력의 소유자로 숭고미가 그의 감성이 되어가고 있다. 변화를 꿈꾸는 자의 예술 감정 속에는 가마 속 이상의 뜨거운 열정이 있으니 이 작업에서 또 어떤 인문학적 의미를 찾아갈지 그의 앞이 더 궁굼하고 기다려진다.

김기현(오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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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전시